▲박태현 원장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1. 원장님 안녕하세요! 융기원에 부임하시기 전, 서울대 화학생물학과 교수로 계시면서 어떤 연구분야에 주력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의 주 연구는 3가지 정도로 볼 수 있어요. 첫번째는 바이오전자코에요. 이는 인간의 후각을 밖에서 재현하려는 연구로 볼 수 있죠. 기본적으로 인간은 오감을 가지고 있어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이죠. 그 중에서 촉각은 물리적인 정보로 볼 수 있어요. 촉각은 다른 감각들에 비해 알고리즘이나 원리를 재현해내는 것이 비교적 쉬운 반면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보는건 구현 단계에 가까워지지 못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 전자코 연구는 인간의 후각을 대체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생물학적 기반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어요.
다음으로는, 나노테크놀로지와 줄기세포 연구가 있어요. 이는 자석나노입자를 가진 박테리아를 배양하는 것과 관련된 연구로, 나노테크 연구의 일종이에요. 자성을 통해 자장을 걸어, 전류에 따라 세포를 잡아당겨서 세포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는 연구이죠.
마지막으로, 다른 세포를 통과하고 세포 속 다른 단백질을 안정화시키는 30k 단백질을 이용하여 다른 세포의 사멸을 방지하고 안정화시키는 연구가 있죠. 이 단백질은 원래 누에의 체액 속에 있는 단백질인데 이를 의학이나 약물전달 분야에 적용시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생명공학과 바이오 산업에 대해 설명하는 박태현 원장
2. 융기원과의 인연은 어떤 계기로 맺게 되셨나요?
일단, 서울대 공대 학장이셨던 이건우 교수님 추천으로 파견오게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어요. 제가 부임할 당시 융기원에서 바이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고, 때가 잘 맞아 재임을 거쳐 지금까지 융기원에서 원장으로 사명을 다하고 있지요.
3. 바이오융합분야 전문가로서 미래에 생명공학과 IT, 나노 기술이 어떻게 융합될 것으로 예측하시는지요?
세상에 어떤 제품이나 결과물이 나올 때 그것이 어떤 방식일지는 아무도 앞서 예측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사실 어떤 것도 완전히 새로울 수는 없어요. 예를 들어, 아이폰도 기존에 있었던 mp3와 인터넷, 전화기에다가 터치스크린 테크닉을 집어넣으니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된 것이었고 지금은 전세계 사람들이 쓰고 있는거죠. ‘이런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융합 자체는 예측할 수 있는 것이라 말하긴 어렵죠.
융합이라는 단어 자체가 각 분야가 어우러지는 것이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가가 만나는 만남의 장이 필요해요. 거기에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고 새로운 것을 떠올려 이전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게 되는거죠.
우리나라는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사람의 건강이라는 것이 제일 큰 이슈가 되죠. 사람들이 오래 살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는 고령층에게서 나오고,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소비를 할 만한 소재는 아무래도 건강이죠.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메디컬 산업이 주목받게 될거에요. 이 쪽에서 융합기술은 산업 자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구요.
바이오센서 분야는 건강과 관련해서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요. 사람의 감각을 대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질병을 진단하기도 하고, 센서를 통해 사람의 냄새를 맡거나 날숨과 들숨을 측정하기도 하죠. 후각으로 사람의 건강상태를 측정하거나 진단하고, 개의 후각을 모사한 기술을 통해 전립선 암을 발견하는 등 바이오 메디컬 분야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어요.
앞으로는 음식이 신선한지 판단하는 것도 후각 시스템으로 측정하고, 악취나 공정의 유해물질을 진단하고 독극물을 파악하는 것과 같이 사람이 하기에 위험한 일들도 후각 디바이스들을 통해 센시티브하게 적용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5. 융기원 원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융합 연구자로서 어떤 포부를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먼저, 연구자로서의 포부는 지금 연구하는 주제를 잘 발전시켜 사회적인 측면과 산업적인 부분에 기여하는 것이 있고, 더 큰 포부는 냄새를 표준화하는 코드표를 제정하는 거에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색은 색상표가 있어서 넘버도 있고 구별도 쉽지만, 냄새는 코드가 없기 때문에 사람의 후각에 의존하고 주관이 섞여있죠.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고 표준화도 불가능한 거에요.
소믈리에처럼 직업적으로 후각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주관을 배제하고 기계적인 코를 갖는 연습을 한다고도 볼 수 있어요. 이를 위해 사람의 능력을 갖는, 코드를 구분할 수 있는 기계코 시스템을 만들면 객관성이 보장되기도 하고 다방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거에요. 언젠가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한국에서 개발한 표준화 방법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를 위해 냄새 코드화를 다지는 초석으로서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나아가, 원장으로서 바라는 것은 융기원의 안정적 토대를 만들고 이곳이 과학자들이 선망하는 직장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안정성이 보장되어 다른 걱정 없이 자유롭게, 연구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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