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도 많은 수술이 외과의사 손 끝의 감각에 의존하여 진행되고 있다. 만약 의료현장에서 생체내에서
보고 싶은 부분, 즉 암조직이나 염증 등을 반짝이도록 영상화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실제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하 융대원)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하 융기원)에서 동물이나 사람의 살아있는 생체 내에서, 세포나 분자 수준에서의 기능적인 현상을 형광 및 광학으로 영상화하는 첨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융기원 D동 B106호에 위치한 중개의학광영상연구실 |
중개의학광영상연구실을 소개해 주시는 유정선교수 |
유정선 교수는 서울대 물리교육과(2004)를 졸업하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서 생물물리를
전공하여 물리학 박사(2009)를 받았다. 박사학위를 하는
동안 하버드 의대(2005) 및 뮌헨 공대에서 연수 (2006-2007)를
받으면서 협력연구를 통해 수술용 가이드 형광 영상장비를 개발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당시 형광영상기술은
조직에 따라 광학적 성질이 달라 자체적으로 빛을 많이 흡수하는 혈관이나 산란이 심한 지방조직 속에서는 정량적인 영상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또한 섬유질과 같은 자체에서 형광을 띄는 자가형광물질 때문에 형광표시를 원하는 조직과 구별이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분광학적인 방법을 고안하여 어떤 생체조직에서든 정량적인 형광영상을 얻을 수
있는 장비를 만들었고 그 때 개발된 장비는 실제로 네덜란드의 병원에서 난소암 환자의 수술에도 사용된 적이 있다.
난소암은 전이가 광범위하게 일어나 완전한 절제가 쉽지 않은 종양인데 유정선 교수님께서 개발한 영상장비의 도움으로 맨눈으로 수술하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암조직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 박사후연구원으로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2009-2010)과 싱가포르국립대 화학부 및 A*STAR
Singapore Bioimaging Consortium 겸무연구원(2011-2013)으로
근무하다가 2014년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방사선융합의생명전공
BK조교수 및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나노분자영상기반 신약개발 혁신센터 겸무연구원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현재 중개의학광영상연구실에서는
크게 4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
형광분자영상 (Fluorescence Molecular
Imaging)
동물이나 사람 등 살아있는 생체 내에서, 세포나
분자 수준에서의 기능적인 현상을 형광 및 광학으로 영상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의 생물체에서 분자 수준의 기능까지 관찰함으로써 생물학 연구 및 의료 진단을 위한 섬세한 툴을 개발하고자 한다. 특히 중개의학광영상연구실에서는 수술용 가이드, 심장병과 암의 진단을
위한 형광 영상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 연구는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의 이병철 교수와 협력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2. 무표지 생체 영상 (Label-free In Vivo Imaging)
독특한 광학적 특성을 활용하여 수술 도중 말초신경을 외부 조영제의 주입 없이 영상화하는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이다. 외과 수술 도중 우연히 신경을 절단하게 되면 심하게는 전신마비에 이르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난다. 중개의학광영상연구실에서는 생체조직의 광 특성을 조사하고 분광학적 영상 시스템을 고안하고
실시간으로 영상화 할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이러한 연구는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김창순 교수와
협업하고 있다.
3.
나노입자 및 항체를 활용한 영상 (Nanomedicine with
Intravital Imaging)
종양의 면역체계를 선택적으로 영상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암을 공격해서 우리 몸을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한 면역세포가 오히려 반대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이 알려지고 있다. 종양
주변에서 이런 좋은 면역세포와 나쁜 면역세포를 선별해서 영상화 할 수 있는 기술을 나노입자 및 항체를 활용해 개발하고 있다. 종양차체의 특성에만 집중하고 있는 기존 영상 기술의 단점을 보완하고, 종양
및 주변 환경을 총체적으로 진단하는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박원철 교수와
카이스트 김필한 교수, 이태린 박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4.
테라헤르츠의 생체영향 (Application of Terahertz
wave)
테라헤르츠는 0.1 THz ~ 10 THz 범위의 전자기파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X선처럼 물체의 내부를 투과해 볼 수 있지만 에너지가 낮아 의료영상기술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테라헤르츠파가 생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 DNA와
단백질 등 생체분자가 테라헤르츠 범위(< 3THz)에서 고유의 진동수를 가진다는 것이 알려졌다. 따라서 테라헤르츠 파가 생화학적 반응 및 생물학적 에너지 전달을 통해 세포간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0.2 THz ~ 0.4 THz의 광원을 이용해 강도를 조절할수 있는 장비를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심도있는
연구분야와 함께 최근 많은 연구성과들이 있었다.
2015년, 죽상동맥경화증 진단 영상기술 개발에 관한 논문이 Scientific Reports 에 게재되었고,
미토콘드리아 표적
온도 감지 센서에 관한 논문이 Chemical Communications에 게재된바 있다.
2014년에는PLoS ONE에 대식세포 표적 하지 허혈증 진단 형광 영상기술 개발에
관해 보고 했으며 Cancer Research에 대식세포 표적 형광 조영제를 이용한 림프절 전이 검경기술
개발에 관한 연구를 보고 한 바 있다. 이외에도 논문 출판 30건(SCI(E) 22건 포함), 국내 특허 출원 및 등록 5건의 활발한 연구 결과들을 가지고 있다.
이번 취재에 도움을 주신 유정선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이노베이션을 이야기해요. 저는 이노베이션이
한명의 천재에 의해 도출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문가들이 모여 중요한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문제중심으로 해결책을 만들어갈때 결국 이노베이션이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의학영상부분도 마찬가지로 조영제는
화학적 지식이 필요하고, 고해상도 장비를 위해서는 물리학적 지식이 요구되며, 생체물질 및 질병 선정 등 활용을 위한 아이디어는 생물학 및 의학지식이 요구되죠. 뿐만아니라 식약청 등의 임상 설득 능력. 제도 및 법률 에 관련된
전문가가 융합되야 이노베이션이 발생하는 거에요. 저는 앞으로 광학 분자 영상 분야의 전문가로서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응용되고 도움이되는 영상장비 및 진단기술을 개발하고 싶어요. 광학분자영상분야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우리 연구실로 적극 지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중개의학광영상연구실에서 나온 대표적 연구결과, 왼쪽 아래-개발된 수술용 형광영상장비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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