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0일 월요일

캄보디아에 사랑을 전하고 온 융합과학부 유재연 학생을 만나다.

한국에는 무서운 한파가 몰아 쳤던 1월, 무더운 캄보디아에 다녀온 융대원 학생들이 있다. 융대원 학생 3명이 자유전공학부의 가온봉사단과 함께 1월 18일부터 27일까지 캄보디아로 봉사를 다녀왔다고 한다. 이 봉사활동은 적정기술 활용 뿐 아니라 이전부터 꾸준히 같은 지역에서 이루어져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하지만 융대원 내 낮은 인지도로 많은 학생들이 기회를 놓치고 있어 이번에 다녀온 융대원 단원 중 한 명을 만나보았다.



▲현지 초등학생과 함께 있는 유재연 학생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지난 1월 다녀온 봉사활동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디지털정보융합전공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유재연입니다. 올 3월이면 4학기에 접어들지요. 학사를 졸업한 뒤 8년 정도 사회생활을 하다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학업에 겨우 적응할 즈음 가온봉사단 활동을 게시판에서 보게 됐는데요. 이 봉사활동은 매 방학때마다 자유전공학부 학부생과 융합과학기술대학원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인도와 캄보디아, 필리핀 등지에서 교육 봉사와 정보격차 줄이기, 시설 보수 등 여러 일을 해오고 있지요. 프로젝트 내용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합니다. 제가 참여한 활동은 학부와 대학원을 합쳐 열 일곱 명이 참가했고, 나흘간 캄보디아 쁘레야비헤야주 초암산(Choam Khsant) 지역 로번 초등학교에서 치러졌습니다.



▲로번 초등학교 입구 


▲로번 초등학교 2개의 교실 중 한 곳에서 활동 준비 중인 유재연 학생


2.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선뜻 많은 시간 내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나요?



열 아홉살 때, 대학 입학을 앞두고 ‘꼭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로 써 내려갔습니다. 그 가운데 많은 것은 해냈지만, 유독 해외자원봉사활동과는 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십 년 만에 다시 학생으로 돌아와 생각해보니 그시절 이루지 못한 기억이 떠올랐지요. 망설임 없이 지원했습니다. 물론 졸업학기를 앞두고 있는데다 논문에 프로젝트까지, 일은 엄청나게 밀려있었죠. 지금도 그 일들을 처리하느라 헉헉대고 있고요. 선택을 앞두고 늘 ‘현실에 너무 눌리지 말자’는 다짐을 합니다. 일에 압도되면 정작 나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제가 원해오던 일을, 기회가 왔을 때 일단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대학교 가온봉사단, 로번초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


3. 캄보디아에서 융대원 학생들과는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하셨나요?



이번 봉사에 참여한 융대원 학생은 모두 세 명입니다. 석박사 통합과정의 김태훈, 이은정 학생과 자유전공학부 신민철 학생, 그리고 저까지 네 명이 한 조를 이뤄 현지의 정보격차 해소 방안을 마련해보려 했는데요. 현지 상황상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고, 물도 펌프로 길어 올리는데다 유심칩을 활용하기는커녕, 와이파이 연결은 어림도 없답니다. 이전 활동팀이 설치한 태양광 발전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구동 가능한 교육프로그램이 깔린 태블릿PC을 비롯, 스크린과 저전력 프로젝터, 스피커를 챙겨 영상 활용 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왔습니다. 교사들에게 설치 방법 및 사용법, 교육 현장 활용법도 숙지시키고 왔지요. 학생들과는 태블릿을 활용한 음악교육, 별보기 교육 등도 함께 진행했고요. 또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과학 원리를 알려주기 위해 고무동력기와 에어로켓, 자석축구 키트를 활용한 교육도 실시했습니다.




▲로번초등학교 교사들을 교육 중인 모습 


▲직접 만든 에어로켓을 날리고 있는 학생들



4. 10일간의 봉사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누군가 제 손을 처음 잡았을 땝니다. 워낙 많은 아이들이 갑자기 다가와 앞다퉈 제 손에 깍지를 꼈는데, 따지고보면 가족을 제외하고 남과 손을 잡은 게 참으로 오랜만이었습니다. 헤어질 때마다, 그 백 명 가까운 아이들은 우리 봉사자들에게 다가와 꼭 포옹을 하고, 또 볼에 입을 맞췄습니다. 처음엔 쑥스러워하던 열다섯살 소년 소녀들도, 이틀쯤 지나자 우리를 꽉 안으며 애정을 표했지요. 우리가 뭔가를 베풀었다기 보단, 베풂을 받고 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마음을 먼저 열어줬던 그 순간들이, 우리가 교육을 기획하고 시행하느라 머리를 모으고 힘을 쓰던 그 수 많은 시간보다 더 기억에 남습니다.

▲현지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유재연 학생


5. 융대원 해외자원활동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학문을 하다보면 모든 것이 나에게 집중됩니다. 내가 공부를 하고, 내가 글을 쓰고, 내가 이야기를 하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타인의 마음을 살핀다거나, 또는 다른 사람에게 집중할 일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봉사는 남을 위해 내가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쓰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 덕에 나 자신도 한 번 더 돌아보게 되고요. 기회가 닿는다면, 우리가 사는 환경과 아주 다른 지역의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이들을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길 권합니다. 연구자로서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지, 그 지향점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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