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0일 화요일

학생들에게 기술지도하며 재능기부_최회명 박사를 만나다



최회명 박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 


추울수록 나눔과 봉사의 따뜻한 마음이 더욱 그리워지는 연말이다. 여기 학생 2명을 1년간 지도해온 박사 한분의 따뜻한 재능기부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융기원과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융기원 지능형자동차플랫폼터의 최회명 박사이다.

최회명 박사는 지난해 융기원의 문을 두드린 경기과학고 학생 두명을 융기원으로 직접 초대해 1년간 기술지도를 하며 도움을 주고자 힘써 왔다. 이번 사례는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도내 과학영재 양성에 기여한 일로 미래 멘토링에 좋은 본보기로 발전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이달의 인물 5문5답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1. 경기과학고 학생들에게 재능기부로 교육지도를 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원래 경기과학고에는 2학년때 외부지도자를 찾아서 과제계약을 하고 3월부터 11월까지 R&E (Research&Education) 과정을 거치게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 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이충구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장께, 자동차 연비 개선과 관련한 R&E 과제를 하고 싶은데 지도를 부탁드린다는 메일을 보낸거죠. 그래서 이충구센터장이 저를 전문가로 추천하셨고, 제가 학생들을 맡아서 1년동안 지도하게 됐죠.

개인적으로는 학생시절때 경기과학고에 얽힌 추억들이 있어서, 그 때 생각이 나기도 하고 그래서 학생들 지도를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원래는 예산책정을 거치고 과제계약을 하는 프로세스가 있지만, 고등학교 학생들을 유상으로 가르치는 것은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교육이란 기성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비용을 받지 않고 지도를 시작하게 된거죠. 학생들과 연구를 수행하는 중에 드는 비용은 연구실 자체예산으로 부담하며 무상멘토링을 진행했죠.



▲왼쪽부터 경기과고 설진환학생, 경기과고 석연욱학생, 이훈연구원, 최회명박사


2. 학생들에게 기술지도 멘토링은 어떻게 진행 되었는지 좀더 알고 싶습니다.

학생들이 연비개선 기술을 연구하고 싶다고 해서, 연비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골라내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매주 수요일 오후에 학생들이 오면, 올 때마다 연구해보고 싶은 아이템을 열개씩 적어오도록 했어요.

첫 두달 간은 [자동차의 연비란 어떤 뜻이고, 연비에는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이런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쓸 수 있는지]를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연구실에 있는 관련 서적들도 많이 읽게하고, 리서치도 수행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 선정된 주제가 "엔진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경제운전속도에 관한 비교연구"였죠.

새롭게 이목을 끌고있는 전기자동차 트렌드에 발맞추어 연구를 진행했고, 제가 코치는 했지만 시뮬레이션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모두 학생들이 직접 수행했어요. 또, 시뮬레이션 결과는 융기원이 갖고있는 레이 전기차로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3. 함께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성과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우리가 진행한 연구결과는 성공적으로 잘 나왔고, 특히 중량변화나 공력저항변화시에 경제운전속도에 대한 변수들에 대한 결과들이 의미있게 나왔어요. 이에 따라, 엔진차와 전기차의 특성이 명확하게 다르다는 의미있는 이슈를 발견할 수 있었죠.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학회 중 하나인 한국자동차공학회 11월 정기 학술대회에서 "엔진자동차와 전기자동차의 경제운전속도에 관한 비교 연구"의 주제로 포스터 발표를 하는 성과를 냈죠. 자동차공학회에서 고등학생이 발표하는 사례는 처음있는 일이라  망설이고 있을때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 제가 회장님께 특별히 부탁도 드리고 했던 재미있는 기억이 남아있네요.



▲연구성과로 한국자동차공학회에 발표한 포스터


4. 박사님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에서 에너지 효율 최적화 분야를 연구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박사님께서는 어떻게 이 분야의 연구자가 되셨는지요?

원래 제 전공은 기계공학이고, 그 중에서도 열유체 분야에서 내연기관을 공부했어요. 엔진에 불 붙이고 연소시키는 것이 세부전공인 것이죠. 학위를 받고 나서는, 현대자동차에서 5년간 엔진성능개발 연구를 담당했어요. 그러다가 2008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원년멤버로 입사해죠. 당시 자동차 연구를 진행한 것이 제가 처음이었어요.

초창기에는 연비와 관련된 정책과제를 수행했었는데, 승용차 평균 연비제도와 관련해서 관련 규제를 만드는 정책과제에서부터 연비관련 기술과제까지 수행했었어요. 현재는 융기원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 산하에 있는 자동차에너지연구실에서 자동차의 에너지 효율개선 쪽을 연구하고 있어요.


▲자동차에너지연구실이 있는 융기원 자동차연구동 입구모습


5. 앞으로 미래 자동차는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어떤 트렌드가 주가 될 것으로 생각하시나요? 다른 학문과의 융합에 대한 견해도 궁금합니다.

1876년도에 가솔린 엔진이 처음 개발되었고, 19세기 초 가솔린 엔진이 주가 된 이후에 인류는 100년동안 가솔린차를 타왔죠. 에너지 전문가 입장에서 보자면, 앞으로는 가솔린, 디젤, LPG, 천연가스 차 , 전기차, 연료전지차가 혼재되는 방향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자동차는 연료별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거에요. 유가가 떨어지면 가솔린 차가 많이 팔릴거고, 유가 올라가면 가스차와 전기차를 많이 쓰게 되겠죠.

이런 변화는 앞으로 심화 될 것이고, 전기차는 그 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겠죠. 과거에 비해 배터리와 효율이 좋아져서 전기차가 어느정도 경쟁력을 가지지만, 에너지 밀도로는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에 못 미치기 때문에 둘의 포지션은 여전히 달라요. 앞으로도 전기차는 엔진차를 대체하지는 않을거에요. 하지만 한 가족이 용도에 따라 여러대의 차량을 소유하고 골라서 사용하는 것이 앞으로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융합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과거에는 기계공학의 꽃이 자동차라고 이야기 해왔는데, 사실상 자동차 내의 부품 개수만해도 1,2만개가 넘기에 온갖 기술이 다 들어간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오늘날의 자동차는 센서나 제어기처럼 온갖 장비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기계공학에 국한되지 않는 종합기술패키지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거죠. 연비 관련 연구 역시도 무수히 많은 기술이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분야에서 다른 학문과의 융합은 필수라고 볼 수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분야와의 융합이 이루어질 것이고, 융합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 연말연시 행사들로 바쁘신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주신 최회명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취재 및 정리 : 지현수 기자 hyun_you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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