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9일 수요일

BGBG 레코드에서의 음반 제작 체험 | 나진수 학생

 글 : 나진수 학생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융합과학부 디지털정보융합 전공)



인턴 지원동기
취미활동으로 밴드도 해보고 방에서 혼자 음악을 작곡할 만큼  나는 대학원 입학하기 전부터 음악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관심사는 음반 제작에 있어서 초보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상업자본으로부터 무관한 소규모 음반 제작사나 음악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이 음반을 쉽게 만들게 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디밴드들을 제작하는 회사에 인턴십을 지원하게 되었다.  BGBG레코드는 메이저 음악 시장을 의식하지 않는 다양한 밴드 음악을 제작하고 있는 인디밴드 기획제작사이고 그런 부분에서 이들의 음악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근무지 및 담당 업무 소개
나는 이전의 경력들과 전공의 이유로 BGBG레코드의 음반 제작과정을 담당하는 부서에 실무로 바로 투입 되었다.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에 소재한 스튜디오에서 소속 가수의 음악 녹음을 시작했다. 제작과정은 크게 밴드의 작곡, 편곡, 녹음, 편집, 믹싱, 마스터링의 순으로 진행되었고 나는 이 가운데 녹음과 편집, 믹싱 세 가지에 참여하게 되었다.
 
 인턴십 지원 했을 당시, BGBG레코드에서 활발히 제작중이던 가수가 이자람 밴드라는 팀이었다. 나는 이 밴드의 녹음 중간 과정부터 투입이 되었다. 이 밴드의 편성은 어쿠스틱 기타, 일렉트릭 기타, 드럼, 베이스, 보컬, 퍼커션 등으로 구성되었고 이 중 드럼, 베이스, 일렉트릭 기타의 녹음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추가로 녹음되어야 할 어쿠스틱 기타, 퍼커션, 보컬의 녹음을 진행하였다.
 
 1. 어쿠스틱 기타의 녹음
  어쿠스틱 기타는 말 그대로 통기타이다. 통기타는 울림통, 넥, 헤드 등으로 구성되는데 울림통의 소리를 마이크로 녹음하면 특정 음역대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울림통과 넥의 사이를 겨냥하여 녹음해야 했다. 주로 마이크 2대를 이용하여 입체감이 생겨나는 스테레오 녹음을 하였다. 이 스테레오 녹음을 통해 청자는 마치 눈앞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받게 된다.
 
 2. 퍼커션의 녹음
  퍼커션은 일종의 작은 타악기들인데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그 소리의 크기나 음색도 매우 다양해 한꺼번에 세트를 갖춰놓고 전체 이미지를 캡처하는 방식으로 녹음하였다. 예를 들면 연주자가 탬버린을 치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내려놓고 트라이앵글을 연주하는 것을 한 번에 녹음하는 것이다.
 
 3. 보컬의 녹음
  대중가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사람의 목소리일 것이다. 아마도 이자람 밴드의 리더 이자람씨는 국악인으로 더 유명한 전문 가수이기에 이 밴드의 녹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소리를 얼마나 섬세하고 매력 있게 기록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었다. 초보자들이나 일반인들도 취미 작곡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 중에 대표적인 것이 섬세한 보컬의 녹음이다. 이번 인턴십을 통해 노하우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자람씨의 목소리의 특징은 음량의 폭이 매우 넓은 데에 있었다. 또한, 국악인의 특징인 거친 마찰음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는 것도 중요한 요소였다. 제일 먼저 신경 써야 했던 부분은 녹음할 장비들을 선택하는 일이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이크였다. 러시아제 진공관 마이크가 여러 가지 마이크 중에 가장 섬세한 느낌으로 판단되어 고르게 되었다. 그다음으로 선택할 것은 마이크 신호를 증폭해주는 앰프였다. 영국산 헬리오스 프리앰프가 선택되었다. 노래에 관한 디렉팅은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장영규 감독이 맡아주었고 나는 최대한 좋은 소리 담는 것에만 신경 쓸 수 있었다.

일렉트릭 기타의 녹음

4. 편집
  녹음이 끝나고 나면 녹음된 데이터들을 정렬하고 박자에 맞추는 등 귀찮은 작업이 필요하게 된다. 기술적인 부분이 필요 없어 보이고 중요도가 낮아 보이는 작업이지만 이 작업 없이는 프로다운 사운드를 연출하기가 어렵다. 음향적인 기술보다는 문서를 정리하고 분류하여 작업의 수월도를 높이고 세부적인 음정 보정, 박자 보정, 좋지 못한 연주의 교체 등을 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이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믹싱에 들어가게 된다.
 
 5. 믹싱
  믹싱은 음반제작의 꽃과 같은 과정일 것이다. 이 믹싱을 하는 것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녹음된 각 소스들을 조화롭고 존재감 있으면서도 서로 가리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기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과 경험이 요구된다.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작업이 바로 이 믹싱이기도 하다. 각 악기들이 명확한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을 청자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프로의 믹싱이다. 초보자들이 쉽게 이러한 사운드에 다가갈 방법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좋은 경험이었다.

믹싱 스튜디오에서 체험 중인 모습


앞으로의 계획
인턴십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동 음반 제작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여 시스템의 일부라도 구현하여 실용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음반 제작 과정을 직접 겪었기 때문에 더욱더 초보자들과 매스 프로덕션에 적합한 자동화 시스템에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느낀점
당연히 가요시장에 나오는 음반의 결과물에 내 이름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는 점이 너무 뿌듯하고 좋았다. 음반제작의 중요한 기술과 노하우들을 많이 익힐 수 있어서 앞으로 연구 주제의 방향성을 잡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힘든 점이었다면 이 회사 자체가 별도의 제작 기술의 노하우를 문서화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구두로만 전수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열악한 대중음악 시장의 환경 탓에 모든 업무에 관한 별도의 인원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이번 공식적인 인턴십 일정 이후에도 종종 협업작업을 하게 될 것 같아 기대된다.

만약 자신의 연구주제와 관련 있다면 업계의 제작현장을 체험해보는 것만으로도 어떠한 니즈가 있는지 파악하기 쉬울 것이다. 책상에 앉아 학술적 연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산업현장에서 생리를 파악하게 되면 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런 것들이 적절히 융합되어 새로운 것이 탄생하고 하는 것이 통섭 교육과정의 중요한 배경이 아닐까?

1 개의 댓글:

익명 :

나잠 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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