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홍지수 학생(아주대학교)
학교와 사회, 그 사이에서- 인문학과 HCI
"인문학(Humanism)의 대두"와 "테그니션(Technician)의 위기"는 2010년 즈음하여 학계와 산업에 불어닥치기 시작한 핫 키워즈(Hot-Keywords)다. “심플”한 Apple과 “정교”한 MicroSoft가 보여주고있는 IT산업의 경쟁도 이 두 가지 단어로 설명될 수 있었다. 4학년이 된 2013년 3월. 학교는 나에게 "올바른 인문학도로서의 성장"을 요구했고, 사회는 나에게 "융합적이고 도전적인 인문학도로서의 성장"을 요구했다. 학교와 사회 둘 중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 지 고민하다, 인문학이란 방패 하나 믿고 학교와 사회 모두를 충족시켜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스티브 잡스 “점을 연결하기”였다. 지금까지 내가 흩뿌려놓았던 여러 가지 경험의 점들을 연결시켰고, 그 결과 HCI(Human-Computuer Interaction)에 문을 두드렸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용자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경험을 분석하는 과정을 인문학으로 끊임없이 조망하려고 하는 나의 모습을 찾았기 때문이다.
사용자경험 연구실 2013 하계인턴 홍지수 |
학교와 사회, 그 사이에서- 산학협력
인턴을 생활을 시작한 7월 1일, UX Lab은 바빴다. 차갑고 분주했던 그 느낌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 살을 스친 “낯섬”이었다. 내가 인턴으로 배정되었던 이중식 교수님의 UX Lab에서는 3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고, 4-1학기를 막 끝낸 학부생이 열의만을 가지고 투입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없어보였다. S전자와 T소프트와 같은 회사의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는 “직장인”과 대학원의“학생”사이에서 오묘한 중립선을 걷고 있는 언니오빠들을 보며 이 곳에서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교수님과 프로젝트장(Project Manager)인 숙영언니(박사과정 지 숙영), 창훈오빠(석박사통합과정 오 창훈)의 배려로 모빌리티 프로젝트에 바로 투입 될 수 있었다. ‘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랩의 기본 운영 방향 덕분이었다. 뜨거운 여름, 뜨거운 M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본 프로젝트에서 내가 맡은 부분은 차량 내 사용자들의 행태를 분석하고, 이를 데이터화 하는 과정이었다. 축적된 데이터들을 가지고 그것을 엑셀화 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에 대해 기대했던 것 만큼 훌륭하게 수행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이 과정을 통해 3가지를 배웠다는 것에 대해선 확신할 수 있다. 첫째, 전체적인 실험의 틀을 읽어내는 능력. 둘째, 팀의 방향에 맞는 데이터를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도. 마지막은, 팀에서 내가 빛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마트폰 행태 연구 프로젝트 수행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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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팀 내에서 “잘 했다”는 평가는 빛나는 자에게 붙여지는 칭호라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더 많이 아는 학생, 더 잘 아는 학생이 팀 프로젝트에서 빛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를 닮은 대학원, 대학원 속의 사회에서는 이러한 표현이 그대로 적용되진 않았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팀의 방향이 오른쪽/왼쪽인지 스스로 파악해 내는 능력, 팀의 방향에 맞게 나를 포지셔닝 하는 능력, 그러한 포지션을 지켜가며 작업이 지체되지 않고 본래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할 수 있는 능력’을 “잘 했다”는 표현에 담아낼 수 있는 것임을 깨달았다. 학교와 사회 그 사이에 위치한 산학협력을 통해 ‘나는 팀워크가 무엇이며,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학교와 사회, 그 사이에서3- 뜨거웠던 여름, 시원했던 경험들
학교와 사회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사이, 그렇게 여름은 지나갔다.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랩실은 항상 “시원”했고, 내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속 “시원히” 경험해 볼 수 있었던 7-8월이 그렇게 갔다. 사회에 나가 배우게 될 여러 가지 것들과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학문적 성장을 조금이나마 경험했다는 것이 이번 2013 AICT 하계 인턴을 통해 내가 얻은 최고의 성과다. UX Lab의 인턴을 하고 난 후 사회가 바라보는 내 위치가 이전보다 올라갔는지에 대한 답을 내릴 순 없다. 그러나 이 곳에서 ‘내가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쌓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뜨거웠던” 2013년 여름, 랩에서 속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주신 이중식교수님과 UX Lab 모든 구성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좀 더 성장하는 내가 되기를 또 한 번 다짐해본다.
고등학교 학생들과 같이한 융합기술대학원 과학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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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사회, 그 사이에서! 나는 인문학과 HCI의 접점에 서서, 산학협력을 하며 뜨겁+시원한 여름을 보냈다. 아쉬움 보다는 감사와 소중한 추억들로 2013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AICT) 하계인턴 생활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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