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동계인턴에 참여한 고성호 학생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
2015년 새해 첫 월요일이었던 지난 1월 5일, 설렘 반 긴장 반의 마음을 가지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의 인턴생활을 시작하였다. 사실 융기원에서의 인턴생활은 여러 가지로 나에게 의미가 있다. 우선 생애 첫 인턴 이라는 것이 그렇고 또, 경영학 전공자로서 생소할 수 밖에 없는 연구소에서 인턴쉽을 한다는 점이 특별했다.
융기원 인턴에 지원하게 된 이유를 간략하게 밝히자면 자동차를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할 정도로 자동차가 좋기 때문이다. 평소 자동차에 대한 관심으로 자동차를 단순히 구경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관련 잡지나 기사를 즐겨 읽었고, 기회가 된다면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자동차에 대한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이러한 간절함이 통하였을까, 우연히 융기원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에서 인턴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두 번의 도전 끝에 운좋게도 인턴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는 자율주행차량에 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었다. 자율주행차량이란 말 그대로 스스로 주행하는 개인 이동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율주행차량은 단순히 스스로 움직인다는 특징을 가진 것 뿐 만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차량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넘어선 폭넓은 활용 가능성 등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이다. 따라서 이 곳 센터에서는 다양한 자율주행차량 플랫폼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는데 인턴기간 동안 주로 실험을 도왔던 SPM(Smart Personal Mobility) 또한 그 중 하나이다.
그림 1 얼라이먼트 작업 중 정필문 인턴과 함께 |
인턴으로서의 주 업무는 연구·시험 보조와 조사업무였다. 특히 연구·시험의 경우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신기하기도 하였고 배운 점도 정말 많았는데, SPM의 실내 시험주행을 위해 주행경로 좌표를 계산하는 일이나 실외주행을 위해 연구동의 길이를 측정하는 일 뿐만 아니라 조향각을 높이기 위해 글라인더를 사용한 경험 등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인턴 업무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자율주행자동차의 원리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연구동 길이를 측정하면서는 차량에 부착된 센서를 고려하여 측정해야했기 때문에 차량의 자율주행 중 라이다 센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고, 실내주행을 위한 주행경로 좌표계산 경험을 통해서는 GNSS(GPS)의 중요성과 GPS가 미약하거나 없을 때 어떤 방식으로 자율주행차량이 이동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시험주행을 보조 하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생각보다 실험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이었다. ‘SPM’과 ‘팔로우미’ 시험주행을 하며 생각보다 너무 좁은 공간 때문에 제대로 된 시험주행을 펼치기가 어려웠고, 때문에 확실한 시험주행을 위해서 사전에 준비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반면에 논문이나 영상에서 살펴볼 수 있는 외국의 경우 쾌적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실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였는데 이러한 점은 단순히 연구 환경 개선 및 선진화 문제를 넘어서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참으로 아쉬웠던 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경영학도로서 미래에 다양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이르게 된다면, 꼭 R&D에 대한 투자는 아낌없이 하겠노라고 다짐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새로운 경험만큼이나 실수와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신 김재환 박사와 연구원들 덕분에 오히려 실수에서 배우는 점들 또한 아주 많았다.
그림 2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 내 사무실 |
인턴 첫 주, 처음으로 상용화된 자동주차 기술동향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었는데, 평소 기업의 마케팅 전략, 조직문화에 관한 것들만 조사하다가 기술동향에 대한 조사를 하려니 왠지 어떤 방식으로 조사를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히고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질 않아서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에는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조사내용 또한 내 자신이 창피할 정도로 허술하게 작성했던 기억이 있는데, 당시 심정을 표현하지면 정말로 너무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마도 인턴 첫 주에는 처음이라는 긴장감과 잘해야겠다는 생각, 그리고 괜히 연구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가 위축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참 미련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잘 모르는 부분이나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경우 가까운 연구원들께 질문 드리면 언제든 따뜻하게 답변해주시고 정확한 피드백도 받을 수 있었는데, 혼자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그 후에는 인턴생활동안 혼자 끙끙대며 고민하는 것보단 부족하거나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미리 먼저 말씀드리고 정확하게 피드백을 받아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자는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되었다.
융기원 인턴생활에서 즐거운 점을 한 가지 더 소개하자면 매주 수요일 열리는 브라운백 세미나를 들 수 있다. 브라운백 세미나란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점심식사와 함께 융기원 내에 있는 다양한 센터의 활동과 관련 주제에 대한 강의를 듣는 시간이다. 사실 처음에는 강의라고해서 조금은 부담감이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였는데, 예상과는 달리 아주 자유롭고 편안한 상태에서 세미나가 진행되었고, 특히 세미나 주제 또한 자율주행차량, LED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이어서 무척이나 흥미롭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추가적으로 융기원에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같은 센터의 소속된 인턴 외의 다른 인턴들을 만날 기회가 흔하지 않은데 매주 브라운백 세미나를 통해서 다른 센터의 인턴들 또한 볼 수 있어서 상당히 반가운 자리이기도 했다.
그림 3 시험주행 중인 전대성 연구원 |
당시 교수님께서는 첫 직장과 직업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이야기를 간단히 줄이자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첫 직장과 직업이 갖는 의미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며, 나아가 인생 그 자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융기원에서의 짧은 인턴기간 동안에서도 그 기간 동안에는 그 무엇보다도 융기원에서의 생활이 가장 우선이었고, 하루 중 융기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짧은 기간 이었지만 인턴으로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에서 일하면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게 지냈던 것 같다. 물론 김재환 박사와 연구원들이 너무 좋으신 분들이셔서 즐겁게 지낸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융기원에서의 인턴경험을 통해서 그 동안 불명확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던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직업 그리고 미래 비전에 대해서 어느 정도 명확하게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비록 인턴이었지만 첫 직장경험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그리고 지능형자동차플랫폼센터에서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동기로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정필문, 구경진, 김선웅 인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