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7일 화요일

제 27회 융합문화콘서트 - 강신주 철학박사 강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를 듣고.....

지난 12월 7일, 융기원에서는 제27회 융합문화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에는 강신주 철학박사를 초청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삶을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융합문화 ‘콘서트’라는 명칭이 무색하지 않게, 강연 시작 30분 전에는 차평온 지휘자와 그의 자녀들로 구성된 ‘차트리오’의 짧은 콘서트가 열렸다.


일반적으로 클래식 음악은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으면 들을 기회도 많지 않으며, 음악 자체를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때문인지 이날 차평온 지휘자는 준비된 곡들이 연주하기 전에 연주하게 될 곡들에 대해 그리고 작곡가와 관련된 일화 등을 재미있게 소개함으로써 관객들이 곡을 친근하게 들을 수 있게 하였다.


▲곡이 시작하기 전 곡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차평온 지휘자


노예는 사랑할 자격이 없다.
이는 강신주 철학자의 저서 ‘강신주의 감정수업’ 중 ‘비루함’이라는 감정을 설명한 1장에서 등장하는 소설 이반 투르게네프의 ‘무무’의 주제이면서, 이번 강연 전체를 요약할 수 있는 문장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그의 저서 1장에 서술된 내용과 현실에서의 예시를 비교해 가면서 ‘비루함’이라는 감정에 대한 그의 고찰을 설명하였다. 소설 ‘무무’는 농노였던 게라심이 사랑했던 여인에 대한 감정을 그의 여주인에 의해 강제로 포기하고, 이후에 여주인이 그가 사랑하게 된 그의 강아지 무무마저 없애려 하자 무무의 목숨을 스스로 거두는 과정에서 게라심이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을 잘 묘사한 작품이다.


그는 ‘무무’를 통해 볼 수 있는 감정이 ‘비루함’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듯이 인간이 억압 아래에 있을 때 감정의 표현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강박사는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특히 이번 강연에 참석한 융기원 소속의 관객들의 경우 연구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그것을 하게 해주면 비로소 창의적일 수 있게 되는 것인데 그것은 막으면서 창조경제를 한다고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이는 현재 사회에 사람들이 원하는 일, 연구, 생각, 표현 등을 할 수 있는 억압되지 않은 외부적 환경, 혹은 사회적 통념이 구축되어 있는지 근본적으로 돌아봐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그가 말한 바에 따르면 사랑하는 것이 있는 사람만이 비루함이나 억압을 느낄 수 있고, 소설 ‘무무’의 게라심이 그러하였듯이 비루함을 느꼈을 때 그러한 감정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행동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감정, 생각이나 의견의 표현 등을 통해 창조/창의성이 발달할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융기원 컨퍼런스룸에서 열정적으로 강연하고 있는 강신주 철학박사


강연의 주제가 사회의 억압된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만큼, 강연이 끝난 후에도 진로의 선택 문제, 자녀의 교육 문제 등을 포함한 참석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강신주 철학박사의 강연으로 개최된 이번 융합문화콘서트를 통해 참석자들은 개인의 일상과 업무 환경 및 현재 사회의 제도 및 통념 등을 인문학적인 측면에서 성찰해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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