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7일 화요일

WHY와 호기심 그리고 기회 ㅣ 양서영(경희대학교 정보전자신소재공학과)



▲2016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인턴 프로그램 4기 양서영 학생



[WHY와 호기심 가득한 사람]

고등학생 때부터 ‘과연 내가 배우는 지식이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는 걸까?’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대학에 진학할 때도 이론보다 실용적인 측면이 중요다고 느꼈던 저는 공과대학에서 재료를 연구하는 학과에 지원하였습니다. 대학 시절, 전기회로나 디스플레이, 고분자 합성 등 들을 수 있는 모든 실험과목을 수강하며 끊임없이 ‘왜?’라는 의문을 갖고 직접 실험을 진행하면서 그 원인과 과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학부 연구생을 하며 전자센서와 Energy-Harvesting 분야에 사용되는 재료를 직접 제작하거나 물성을 분석하며 이론에서 시작되어 응용까지 이루어지는 과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분야를 막론하고 늘 호기심과 응용에 관심이 있던 저는 우연한 기회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인턴을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서울대라는 우수한 환경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 큰 기회라는 생각에 꼭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전공분야와 가장 비슷한 나노 재료 연구실에 지원하였고, 운 좋게도 그곳에서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기화학과 전자재료를 배울 수 있었던 기회]

전기화학 에너지저장 재료혁신 연구실은 전기화학을 바탕으로 재료에 대해 연구하는 곳으로 저는 인턴을 시작하고 일주일 동안 관련 영어 논문들을 읽으며 연구 분야와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전기화학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했던 저는 논문을 읽을 때마다 DPV나 GCE, GQD 등의 용어부터 BET, Raman 실험 데이터를 읽는 방법까지 모르는 부분이 많아 논문이 잘 읽히지 않았습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실험기기 매뉴얼이나 서적, 발표자료 등을 통해 전기화학의 이론적인 배경지식을 쌓으며 전문 용어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게 되자 조금씩 논문이 이해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주된 업무에 들어가기 전, 연구원분들의 실험을 보조하며 질문과 설명을 통해 데이터 분석하는 법과 성능을 Optimization 하는 방법 등을 배우며 연구 분야에 대해 이론적인 부분부터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소자의 성능 개선점까지 과정별로 자세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핀 옥사이드 합성


초기 업무는 주로 Cycle Voltammetry(CV) 측정의 연구보조 업무를 담당하였고, 이후에는 CV 측정 연구보조와 더불어 유리기판 산 처리, 그래핀 옥사이드 합성을 하였습니다. 특히나 그래핀 옥사이드 합성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그 이유는 그간 글로만 봤던 그래핀을 직접 합성하고 이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핀 옥사이드 합성은 2-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1일 차에는, 세 가지 화학물질들을 황산에 넣고 반응시킨 후, Filtering 한 뒤 하루 정도 건조시켰습니다. 2일 차에는, 과산화수소를 사용하여 미반응 물질을 반응시킨 후, 희석한 염산 용액을 이용하여 그래핀 옥사이드의 Washing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원심분리기를 사용해보았고 완성된 재료의 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SEM을 이용하여 표면을 관찰하는 등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 실험실 청소를 하거나 실험 후 정리할 때에는 Acid, Base, Inorganic, Organic 4종류로 나눠서 폐액 처리해야 한다는 점과 폐기물, 실험자재, 실험실 내부 관리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또한, 반응시간이나 Washing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간혹 있는 행사나 다른 실험과 시간이 겹치는 경우, 미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부 연구생으로 있을 때, 교수님과 담당 연구원, 두 분과의 회의로만 연구 방향을 결정했었습니다. 그러나 이곳 연구실은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했던 전체 미팅에서 연구원분들의 연구 주제를 발표하고 교수님과 다른 연구원들의 경험과 조언을 듣고 자신의 연구 방향과 방법에 대해 조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센서 팀에서 일했던 저는 슈퍼캐퍼시터나 배터리 팀의 발표를 들으며 전기화학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분야 간 소통의 중요성]

인턴 과정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융합문화콘서트, 빅포럼, 브라운백 세미나와 같은 기회가 많았다는 점입니다. ‘내 분야만 잘하면 될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갖고 있던 저는 다른 분야를 접해봄으로써 융합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2주마다 진행되었던 브라운백 세미나에서는 다른 분야에서 연구하시는 교수님의 발표를 통해 바이오와 IT, 생화학 등 다른 형태의 융합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의학연구’ 세미나 중 사람의 심장을 시뮬레이션한 영상을 보여주셨는데 생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심장’이라는 부분에서 의학과 공학이 응용되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빅포럼 2016, 판교


판교에서 열린 빅포럼은 ‘자율주행 자동차’라는 테마를 가지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대화할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센서, 교통 시스템, 기계, 재료, IT 등 여러 분야가 함께 협업을 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분야 간의 융합이 갖는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6 융합문화콘서트



융합문화 콘서트에서는 공학적인 주제뿐만 아니라 인문, 예술, 자기계발 등을 여러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즐거웠습니다. 음악으로 ‘왕따’라는 트라우마를 치유했던 가족 이야기나 구글 코리아 김태원 상무의 다른 시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이야기 등 공학이 아닌 인문학적인 내용으로 다뤘습니다. 과학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라면 딱딱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쉽지만,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콘서트는 반전의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융합을 실천하는 엔지니어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과학기술과 연구에 대해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배웠습니다. 제 전공인 ‘정보전자신소재공학과’는 ‘대체 무엇을 배우는 전공일까?’과 더불어 ‘융합이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하면서 나노 단위를 다루는 재료를 전자소자에 적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융합의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포럼과 세미나를 통해 융합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제가 사회에 나가 전공과 관련된 곳에서 일을 하고자하는 저의 미래 계획에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또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을 한다는 것과 시간이 남을 때, 융합 연구를 위해 분야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에 대해 주변 지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러한 대화는 기회가 된다면 자신도 융기원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로 돌아왔고 저 또한 융기원에서의 인턴은 공학도로서 경험을 쌓기에 좋은 기회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비록 3개월의 짧은 기간이지만 저를 포함한 대학생들이 이곳에서 엔지니어로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0 개의 댓글:

댓글 쓰기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