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4일 금요일

기계공학을 꿈꾸던 물리학도, 결함 시뮬레이션에 도전하다!ㅣ이현주(이화여대 물리학과)



▲2016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인턴 프로그램 4기 이현주 학생



1. 지원동기
저는 평소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역학에 관심이 많았고 궁금증과 학업에 대한 열망을 해결하기 위해 4학년 때까지 역학1·2, 양자역학1·2, 열 및 통계물리학1·2, 전산물리학 등 고체역학에 적용되는 교과목을 집중 수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계공학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욕심이 들기도 했지만, 물리학 전공과 함께 병행했던 복수전공(기술경영)으로도 벅차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마지막 학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기계공학에서 주로 다루는 MD(Molecular Dynamics) 시뮬레이션 및 결과 분석


그러던 중, 경기도의 대학생 인턴 사업을 통해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멀티스케일 CAE 연구실(기계공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학생을 모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번이 기계공학을 배워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전공한 물리학을 살려 구조역학을 파고들기 위해 기계공학은 꼭 필요했던 지식이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기계공학에서 다루는 탄성학 분야와 재료 내부의 결함을 공부해 새로운 방법론을 설계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3개월 동안 멀티스케일 CAE 연구실에서 시뮬레이션 연구에 도전하였으며, 분자동역학 대학원 수업 청강과 우주 과제 수요 조사 등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실 소개


▲멀티스케일 CAE연구실 연구 범위(http://cae.snu.ac.kr/)


멀티스케일 CAE연구실은 주로 나노스케일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하여 혁신적인 재료와 소자를 설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CAE란 Computer Aided Engineering의 약자로서 제품의 최적화 설계를 위해 쓰이는 전산 해석을 말합니다. 연속체역학, 결함역학, 분자동역학을 기반으로 첨단재료를 멀티스케일 모델링하고 컴퓨터로 해석하는 것이 대표적인 연구 내용입니다. 



특히 시뮬레이션은 우주 발사체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데에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에, 우주 환경을 모사하는 원자·분자 단위의 시뮬레이션 플랫폼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이러한 플랫폼이 전무한 상황이기에, 실제 우주 방사선에 대한 영향과 그에 따른 전자 소자의 결함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설계 인자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 이슈입니다.




3. 실습내용 및 결과


▲Wurtzite GaN Lattice에 PKA 시뮬레이션을 가한 방법


① PKA(Primary Knock-on Atom) 시뮬레이션 분석

PKA 시뮬레이션을 통해 GaN(갈륨나이트라이드) lattice에서 시간에 따른 Vacancy와 Interstitial의 수, 온도, 에너지의 변화를 계산하고, 이 결과를 우주에서 복사된 입자의 특성과 비교하여 물리적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그 결과, 온도가 높을수록(300K, 900K, 1300K 순) PKA Energy 증가에 따른 Vacancy와 Interstitials의 증가폭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분자동역학에서 Energy minimization이 이루어지는 구조상 Vacancies가 항상 Interstitials 보다 많거나 같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총 Defects의 수가 Black-Body Radiation 분포와 비슷한 형태를 띤다는 것을 도출했습니다. 더불어, Lammps(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돌릴 때, 스크립트에 NVE Ensemble을 지정하고 추가로 Langevin에 목표 온도(Tf)를 넣으면, NVT Ensemble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는 것을 Total Energy 일정함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② 융합기술 심포지엄 포스터 발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융합기술 심포지엄에서 ‘GaN기반 전자소자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에 대한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연구’를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이는 멀티스케일 CAE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NRF(한국연구재단) 우주 진출 과제와 관련한 연구였습니다. 대한민국 달 탐사 프로젝트를 위한 기초연구 사업으로, 제 역할은 부품 보증 플랫폼 개발에 필요한 우주 환경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계 인자를 List-up하는 것이었습니다. 포스터 발표를 준비하며 크게 3가지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첫째, 인공위성 등 첨단 장비에 주로 쓰이는 GaN기반 전자소자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습니다. GaN은 기존의 Si(실리콘)보다 Band-Gap 등 여러 이점을 가지고 있어 발광다이오드나 HEMT 등 고성능 전자소자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자로 구성된 인공위성 부품은 우주 환경에서 GaN의 구조적 자체 결함 이외에도 Radiation의 영향을 받아 추가적으로 내부 결함이 생성되게 됩니다. 이는 곧 부품의 성능 저하를 일으키기 때문에 제품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신뢰성 평가가 가능하도록 시뮬레이션 기법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을 도출했습니다.




둘째, GaN 재료 내 결함 생성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버퍼층에 대한 파괴 역학과 통계물리 등에 대한 이론적 접근을 통해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파라미터(Parameter)를 찾아보았습니다. PKA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간에 따른 Vacancy와 Interstitial의 수, 온도, 에너지의 변화를 계산하고, 이 결과를 우주에서 복사된 입자(Protons, Electrons)의 특성과 비교하여 물리적 의미를 해석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 플랫폼이 전무한 국내 연구 환경에서 적절한 Ensemble과 Periodic condition을 활용한 방법론을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주 과제의 수요 조사와 시사점 도출을 통해 향후 시뮬레이션 계획을 재정비하고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데 일조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PKA 시뮬레이션 연구는 결함 시뮬레이션에 기초적인 부분이지만, 선진국에 비해 항공우주 기술이 뒤쳐진 국내에서 전자소자를 중심으로 한 부품의 신뢰성 평가 기법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조역학을 바탕으로 공학적 설계에 대한 타당한 모델링, 경계조건을 적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론 계산 결과와 시뮬레이션이 얼마만큼의 Numerical Error를 갖는지를 GaN 전자소자 이외에 다른 소자에 대해서도 확대해서 검증해볼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LED 전구에 관한 세미나


▲펑타이 코리아의 융합연구포럼


③ 브라운백 세미나, 융합연구포럼 등 행사 참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는 브라운백 세미나, 융합연구포럼 등 다채로운 행사가 주기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각 연구실의 박사님, 교수님들의 연구 내용 및 결과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연구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였기에 제가 맡은 연구에서 벗어나 다른 분야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최신 과학 기술의 트렌드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전문가의 강연을 통해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4. 느낀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 인턴 과정은 융합 연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하나도 제대로 연구하기 힘든데, 융합 연구는 얼마나 힘들까?” 처음에 융기원을 알게 되었을 때 들었던 생각이었습니다. 4년 동안 하나의 전공도 어려웠던 저로서는 다른 연구 분야와 융합해서 연구를 한다는 것이 잘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4학년이 끝나갈 무렵, 운 좋게도 물리학 전공자로서 기계공학 기반의 멀티스케일 CAE 연구를 맡아서 3달 동안 융합 연구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열린 연구 환경에서 융합 인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융기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파괴 역학 등 기계공학 분야에서 전문가이신 박유근 본부장님의 지도 아래 서소영 연구원님의 도움을 받으며 원활히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최소 1회 이상의 회의를 진행하며 연구 방향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고,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토의를 통해 적절한 해결 방안을 찾았습니다. 또한, 생소한 용어나 개념에 대해서는 용기 내어 묻고 경청하며 회의에서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논문을 읽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제가 잘못 해석한 부분에 대해서 보정을 받으며,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연세대 기계공학과 대학원 연구실과의 연구 교류를 통해 <재료의 원자모사방법론>이라는 분자동역학 수업을 청강하며 전문 지식을 쌓을 수 있었으며, 관련 분야의 대학원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과제를 수행하고, 중간고사와 기말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내용을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청강생이 아닌 수강생이라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교과목을 연구에 실제로 적용해보며 학부생으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융합 연구를 수행하는 소중한 기회를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시고 정성어린 조언을 해주신 본부장님과 연구원님께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브라운백 세미나와 융합연구포럼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다양한 기회를 주신 산학협력팀 연구원분들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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