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1일 수요일

융기원의 새얼굴, 정택동 부원장을 만나다



▲정택동 부원장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이달의 인물 5문5답에서는 융기원의 새로운 얼굴, 정택동 부원장을 만났다. 융합학문이 화두로 떠오르기 이전부터 본전공이신 화학을 기반으로 여러 연구를 해오던만큼, 학문과 기술 필드에서 직접 융합을 경험하신 정택동 융기원 부원장을 만나 소개하고자 한다.


1. 안녕하세요? 먼저 축하드립니다. 서울대 화학과에서 교수로 계시다가 융기원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융기원에 오게 된 것은 서울대와의 인연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어요. 융기원은 경기도에서 투자를 받고, 서울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긴밀한 관계이죠. 또, 후배교수가 융대원에 있기도 하고, 융대원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했었어요.

그러다가 서울대의 추천으로 부원장직을 맡게 되었어요. 기존에 있던 곳은 자연대라서, 어느정도는 고리타분한 그런 곳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융기원은 조금 다른 느낌이죠. 연구소 같은 느낌도 나고, 담쟁이 덩굴이 있고 그런 고풍스러운 느낌은 아니지만 학교 같은 느낌도 있구요.


2. 부임하신 이후, 융기원에서는 어떤 계획들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기술보다는 융합 '학문'에 관심이 많아요. 지금까지 학문들은 물리, 화학 등으로 구분된 체계였는데 현재는 학문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상태에요. 산업/기술의 측면에서 빠른 발전을 위해 융합이 이루어지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학문의 영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어요.

제가 바라는 연구소는 융합으로 새로움을 꿈꾸며 모여있는 곳이에요. 융기원은 말 그대로 '융합의 공간'이기 때문에, 융합의 인프라로 융합을 즐기고 다른 사람들도 즐기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죠. 이것은 나에게도 즐거운 일이면서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움직임이에요.


3.  경력을 살펴보니 여러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오랜 경력을 가지고 계신데요, 주로 어떤 분야를 연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학부때 전공은 화학으로, 화생공과 같이 응용된 학문이 아니라 뿌리가 깊은 아주 전통적인 학문이었어요. 그때는 이것이 너무 고리타분하고 답답하다고 생각해서 그만두려고도 생각했었지만, 재미있는 계기로 오히려 화학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어요. 자유롭게 하고 싶은 연구분야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얼핏 보면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곳들에서 전공을 살려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죠.

서울대 병원에서는 혈당센서를 만들기도 하고, 반도체 연구소에서는 반도체 공정을 배우며 화학을 적용시키기도 하면서 경험을 쌓게 되었어요. 이후에는 전기화학을 배우며 나와는 먼 분야라고 생각했던 학문과 가까워지게 되고, 배움의 과정들을 통해 엔지니어가 아닌 학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이후에는 미국 국방부 연구소를 거치며 레이저 분광학 분야 프로젝트들을 하며 커리어를 쌓아 나갔었죠.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데 내가 좋아하기도 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모토를 갖게 되었어요.


4. 생각하시는 융기원의 앞으로의 모습과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제가 생각하기에 융기원은 두가지 철학을 가지고 지켜나가는 곳이었으면 해요.

첫번째로는, 기초로 돌아가야 한다는 거에요.
무엇인가를 즐겁게 하는 사람이 어떤 분야를 잘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그것을 가르는 것은 자신의 실력과 경쟁력이죠. 이것들은 결국 기초에서 나오는 거에요. 단순히 어떤 학문의 공식을 외우고 적용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원리를 깨닫는게 중요해요. 마음 깊이 이해하는 거죠. 그래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이고, 원리를 바라보는 데에는 혼자있는 시간이 중요해요.

두번째로는,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같이있는 사람들과 열린마음을 가지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해요. 혼자 있는 시간에는 집중하며 작은 기술이 아닌 큰 틀을 바라보고 사고하는 훈련을 해야한다면, 같이 있는 시간에 동료들과 영양가 있는 질문과 답을 주고 받으며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메세지를 얻어야 해요. 그러면 혼자서는 알 수 없던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일취월장 할 수 있어요.

융기원에서도 본인의 일과 프로젝트들에 몰두하는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면 훨씬 더 새로운 것들을 바라볼 수 있을 거에요. 모르는 것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가서 물어볼 수 있고 함께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은 든든한 일이죠. 그것이 우리가 융기원이라는 곳에 모여있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모습

5. '융합'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융대원 학생들에게 연구자로서의 '융합'에 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융합이란 '서로 다른 것들이 만나 새로운 것들이 태어나는 것'이죠. 과거에는 세분화 된 것들이 많았고, 서로 '다른 것'들에 집중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내 것을 가지고 다른 것들을 흡수하는 '융합'의 시대에요.

이를 위해서는 학문과 연구에서 깊이있게 주체를 세워야 하고 기둥이 세워져 있어야 해요. 이렇게 자기분야를 디딤돌로 삼아서 넓게 사고하며 연구하는 것이 '융합'이죠.

융합연구를 하는 연구자는 거간꾼으로 남지 않고, 자신의 분야에 깊이를 가지면서도 다양한 것을 포괄하는 Specialist가 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해요. 앞으로 융합은 점점 더 중요해 질 것이고 나아갈 수 있는 길도 많기 때문에 융기원과 융대원에서 융합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부임 이후 바쁘신 가운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택동 부원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취재 및 정리 : 지현수 기자 hyun_you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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