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7일 수요일

Team SNU. 세계 재난 구조 로봇 경진대회(Darpa Robotics Challenge, DRC)에 출전하다.

글: 김상현 박사과정(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융합과학부)

2015년 6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 세계의 로봇공학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행사가 열렸다. 미국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주최하는  '다르파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DRC)'이다. 한국·미국·일본·독일·이탈리아·홍콩 등 6개국 24개팀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고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동작하는 과제를 수행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융기원 박재흥 교수 연구팀(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이 "Team SNU"으로 출전하였고, 카이스트의 휴보 팀 (Team KAIST), 그리고 로보티즈팀 (Team Robotis) 등 3개 팀이 참가해 국내 로봇 기술력을 선보였다.

[그림 1] Team SNU, 그리고 Thormang

1. DARPA Robotics Challenge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 때 인간이 진입 불가능한 구간이 많아, 원전 피해가 예상보다 커졌던 상황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고자, 미국 국방성에서는 매우 위험한 재난 현장에서 인간 대신 로봇을 투입하여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의 로봇 기술력을 한 자리에 끌어모으는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가 바로 'DARPA Robotics Challenge (DRC)'이며, 대회에서는 후쿠시마의 원전사태 때 필수적으로 수행하여야 하는 미션들을 함축적으로 묘사하였다.  [그림 2]와 같이 총 8개의 과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8개의 과제를 연속적으로 1시간 내에 수행하여야 한다.



[그림 2] DRC 대회의 8가지 과제들

  (1) Drive: 로봇이 자동차에 올라탄채로 장애물을 피해 운전하여야 한다.
  (2) Egress: 로봇이 자동차에서 스스로 내려야 한다.
  (3) Door: 로봇이 문 고리를 스스로 파악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4) Valve: 로봇이 벨브의 위치를 파악하여 벨브를 잠궈야한다.
  (5) Wall: 로봇이 드릴을 잡고 동작시켜서 석고 보드를 뚫어야 한다.
  (6) Surprise: 대회 당일날 공개되는 임의의 미션을 수행하여야 한다. 실제 대회에서는 스위치를 누르고 끄기, 전기 스위치를 내리기 등을 수행하여야 하였다.
  (7) Rubble: 험지를 극복하여 보행하여야 한다.
  (8) Stairs: 계단을 극복하여 보행하여야 한다.

[그림 3] 실제 대회장의 모습, 미국 캘리포니아 LA 근교 소도시 포모나의 경마장 'FairFlex'에서 열렸다.

 [그림 3]은 관중석에서 바라본 실제 대회장의 모습이다. 총 24개의 팀들은 동일한 환경의 대회장에서 공정하게 경기를 진행하였다.
2. Team SNU

'Team SNU'는 융기원 디지털휴먼연구센터장과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를 맡고 있는 박재흥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곽노준 교수 연구팀, 그리고 로봇 시뮬레이터 개발 회사인 심랩 (SimLab)이 함께 결합하여 출전한 팀 이름이다.

[그림 4] Team SNU

박재흥교수 연구팀에서는 대회 전반을 준비하고, 로봇의 제어 및 각 미션간 동작 구성을 담당하였으며, 곽노준 교수 연구팀에서는 비전이나 원거리 센서를 이용한 물체 인식 등을 담당하였다. 마지막으로 심랩에서는 로봇과 사용자간의 통신 및 인터페이스 개발을 담당하였다.

2014년 9월 팀을 구성하여, 2015년 1월 하드웨어를 제공받아 실제 실험에 돌입하였으며, 하드웨어는 국내 휴머노이드 제작회사인 로보티즈(Robotis)에서 개발한 공급형 플랫폼인 [그림 5]의 똘망(Thormang)을 사용하였다.

[동영상 1]은 DARPA 측에 제출한 우리 팀의 홍보 영상이다.

[동영상 1] Team SNU Feature Video


3. 국내에서의 준비 과정

실질적으로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만큼 다른 23개의 팀보다 개발기간이 짧았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지원을 통해 다른 팀들보다 좋은 환경에서 대회를 준비할 수 있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제공해준 자동차연구동에서 [그림 5]와 같이 실제 대회장과 유사한 세트장을 설치하여 각 미션을 준비할 수 있었다.

[그림 5]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내 Team SNU를 위한 세트장
4. 현지에서의 준비 과정 및 결과

DRC 주최측에서 제시한 현지에서의 일정은 총 5일로 구성되어 있다.

1일차: 팀 등록 및 각 팀별 부스(Team Garage)로 로봇 이동
2일차: 네트워크 테스트 및 로봇 동작 테스트
3일차: 경연 리허설
4일차: 경연 첫째날
5일차: 경연 둘째날, 우승팀 시상식

(1) 1일~2일차
 1일에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느라 분해하였던 로봇 부품들을 숙소에서 다시 재조립하고 완성된 로봇을 자동차에 싣어 팀 부스로 이동하였다. 팀 부스는 허가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각 팀 인원들은 [그림 7]처럼 신분증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림 6] 한국에서 분해된 채 미국 숙소에서 다시 조립된 똘망

[그림 7] DRC 참가를 위한 신분증
각 팀별 팀 부스는 [그림 8]처럼 대단히 넓은 창고같은 곳에서 칸막이로 구분되어져 있다. 각 팀들은 할당된 공간에서 로봇을 이용하여 간단한 실험 테스트를 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팀들은 가까운 목재상에서 합판을 사와 경기장과 유사한 환경의 미션 테스트 목업을 만들었다. 우리 팀도 마찬가지로 [그림 9]처럼 드릴, 밸브 등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목업을 제작하였다.
[그림 8] 전체 팀 부스 모습 및 Team SNU 팀 부스 내부
[그림 9] 팀 부스 내부에서 합판을 이용하여 간단한 미션 테스트 작품을 만드는 중

(2) 3일차

 3일차에서는 대회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각 팀마다 한번씩 리허설 기회를 주었다. 로봇이 미션을 수행하는 곳인 경기장과 로봇을 조종하는 곳인 팀 부스 사이는 원격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로봇과 조종자 사이의 원활한 통신이 가능한지, 그리고 대회장 환경이 어떤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은 리허설을 실제 대회와 동일시하면서 최선을 다하였다.

 그러나, 우리 팀의 경우 문 열기 미션을 수행하다가 로봇이 넘어져 오른 팔이 망가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다행히 한국에서 가져온 대체용 팔이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 없이 극복할 수 있었다.

 [동영상 2]는 리허설을 마치고 와서 팀 내부 회의 및 토론을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동영상 2] 팀별 부스 (Team Garage)안에서의 모습

(3) 4일~5일차
  본격적인 대회는 4일~5일차에 시작된다. 팀별로 한번 씩 대회장안에서 시합을 진행하여, 양일 간 얻은 점수 중 높은 점수를 최종 점수로 하여 순위를 매기게 된다.

 우리 팀의 경우 1일차에서 3점(Driving, Door, Valve) 을 얻었으며, 2일차에서 4점을 얻어 최종 4점(Driving, Door, Valve, Wall)을 획득하였다. 특히 24개의 팀 중 5팀 정도만 성공하였을 정도로 대회에서 난이도 높은 미션으로 손꼽혔으나 종료 20초 전에 극적으로 성공하여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림 10] 문 열기 미션을 수행하는 중인 똘망

[그림 11] 밸브 미션을 수행중인 똘망


[그림 12] 벽 뚫기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드릴을 잡는 중인 똘망 

  [동영상 3]는 대회 5일차 때 찍은 Team SNU의 전체 영상을 5배속으로 빠르게 감은 영상이다.

[동영상 3] DRC Final Day 2 - Team SNU (x5)

 그리하여, 24개의 팀 중 12위를 차지하였다. 우리는 비록 우승을 하지 못하였지만, 수년간 휴머노이드를 연구해온 다른 팀들에 비해 6개월 남짓이었던 짧은 개발 기간 동안에 우리가 준비하였던 것들을 큰 사고 없이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하였다.

[그림 13] 대회를 마치고 기념 촬영
[그림 14] DRC Final 최종 순위

5. 글쓴이 소개


이름 : 박사과정 김상현 (ggory15@snu.ac.kr)
소속: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관심분야: 패턴 인식, 로봇 제어, 휴먼-로봇 인터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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