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klu 학생(융대원 디지털융합전공 박사과정)
1. 반갑습니다, 테클루!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에티오피아에서 온 테클루라고 합니다. 테클루 올게사 아베베라는 이름을 짧게 줄여 다들 테클루라고 불러요. 지금은 융대원 디지털정보융합 박사과정에 있고, 한국에 온지 3년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한국 음식도 낯설고 힘든 점이 많았는데, 지금은 적응해서 잘 지내고 있어요.
한국 유학길에 오를 때, 에티오피아에 아내와 아들, 딸을 두고 와야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에티오피아에 있는 아마다과학기술대(ASTU)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을 뒤로 하고 한국 유학길에 오른다는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거든요. 원래 공학을 꾸준히 공부해온 공학도로, IT 선진기술을 갖춘 한국에 올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어요.
제가 있던 아마다과학기술대가 과학 기술 거점 대학이다보니 과학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고, 자국에 돌아가서는 저도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 지도에 힘쓰고 싶어요.
▲한국 HCI학회에서, Teklu 학생(좌)
2. 어떤 인연으로 한국에 오게 되었나요? 서울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한국에 올 수 있었던건 이장규 교수님 덕분이에요. 2011년에 서울대에서 퇴임하신 이장규 교수님께서 제가 있었던 아다마과학기술대에 총장으로 취임하셨고, 박사 학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었어요. 2011년에 학생은 1만 5천명에 달했지만, 박사 학위를 가진 교수가 50명이 채 되지 않았었거든요.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거죠.
그래서 저는 교수진으로 역량을 키우기 위해 1호 유학생으로 서울대에 오게 되었어요. 교수님이 발담고 계시던 서울대, 그 중에서도 융대원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융대원만의 학구적이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와 학생들의 열린 사고방식 때문이었어요. 실제로, 서울대에 와서도 한국 학생들과 팀을 이뤄 국가가 주관하는 대회에 나가기도 했고, 랩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연구와 실무를 둘 다 배울 수 있었던게 가장 좋았어요.
3. 한국 생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연구실 동료들과 팀을 이뤄 관광 빅데이터 분석대회에 참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2014년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최했던 대회였는데, 강남과 종로 같은 거점지역에 휴대전화 데이터를 분석하는 프로젝트였어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지역에 외국인 관광객 수와 동선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교통과 연관지어 노선을 제안하는 프로젝트였어요. 기본적으로 데이터마이닝(Data mining)기법을 사용했고, 인사이트를 도출해서 전략으로 이끌어냈죠.
한국에서 공부하는 과정이 경제적, 문화적으로 결코 쉽지 않았지만 그 때마다 저를 도와준 동료들과 지도교수님께 정말 감사해요. 유학생활을 그만둬야하나 생각할만큼 어렵던 시절도 있었지만,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이제 졸업이 머지 않았네요.
▲관광 빅데이터 대회를 준비하던 Teklu(좌)와 맹욱재 학생(우)
4. 현재는 어떤 연구에 주력하고 있어요?
지금은 IoT 데이터를 활용해 전기 사용량을 예측하고, 새로운 서비스로 연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데이터를 수집하고 경향성을 찾아내는 일이 제가 주로 하는 일이에요. 제가 있던 에티오피아는 인프라와 시설, 연구 인력이 모두 부족하다보니 에너지 이슈도 국가의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거든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고, 현실적인 문제와 맞닿아있다는 측면에서 제게는 의미가 큰 연구에요.
에티오피아에 돌아가면 제가 보고 배운 것들을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과학기술은 에너지를 절약하게 해주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해줘요. 나라를 성장하게 할 수 있고, 여러가지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좋은 기술을 배우고, 실무에 적용하며 저도 성장하고 있어요.
▲UX랩 동료들과 Teklu
5.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요?
내년이면 박사과정을 마치고, 에티오피아로 돌아갈 계획이에요.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고국에 몇 번 가지 못했어요. 그래서 저를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가장 고맙고, 돌아가서는 제가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제가 아마다과학기술대 공대에 있을 때 부학장을 지냈었는데, 돌아가서는 더 넓은 시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나라의 미래를 건설하고 싶어요.
한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먼 곳에서 고생한다고 격려해주던 모든 사람들이 고마워요. 한국에서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과학과 조국 발전을 위해 노력할거에요. 한국사람들에게 다소 낯설 수 있는 먼 나라에서 왔지만, 함께하며 배웠던 것들은 모두 제게 큰 의미로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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