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자세”
강민구 법원도서관장은 사법연수원 14기 출신으로, 의정부지방법원 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창원지방법원장, 부산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했을뿐만 아니라 대법원 종합법률정보시스템과 법률관련어집(시소러스) 개발을 총괄한 이력이 있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그는 ‘법조계의 IT 전문가’ 라는 타이틀로 불리우며, 강연에서도 4차 산업혁명 속의 최신 IT 기술동향과 이에 대한 그의 통찰을 소개하였다.
이번 강연은 그가 지난 1월 같은 주제로 강연한 부산지방법원장 고별강연으로 유튜브를 통해 이미 화제가 된 바 있어 강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으며, 이날 강연의 객석 역시 빈 자리 없이 가득 채워졌다.
강연을 시작한 강관장은 가장 먼저 가사도우미 로봇, 자율주행 유인 드론, 재사용 우주발사체 등 이 시대 가장 혁신적인 기술들의 최근 동향을 담은 영상들을 소개하였다. 그는 최첨단 기술이 급변하고 있는 시대에서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에 뒤쳐진 여러 기업 및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혁신적 기술의 발전에는 창조적 파괴가 반드시 동반됨을 설명하였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일환으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지점을 칭하는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 예상보다 빨리 올것이며, 인간의 직업 중 상당수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임에 따라 다음 세대의 교육 문제에 대한 인식도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스마트 기기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 관장 |
강 관장은 강연 후반 '시대의 흐름,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고 말하며,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에 대해 '정저지와(井底之蛙,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생각이나 견문이 매우 좁은 것)'라는 비유로 일침하면서, 이에 따라 기술 혁신의 길목에서 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팁과 방안들을 소개하였다. 그는 신기술이나 도구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의 태도와 같이 익숙한 것에 집착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호기심, 탐구심, 열정을 기본장착 무기로 하는 파워유저’의 태도로 새로운 것에 적응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가 현재까지 사용해 온 여러 어플리케이션 도구들을 직접 강연에서 작업별로 시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강 관장은 동시에 디지털 기술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지력 역시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는 이 시대의 우리가 한쪽으로 치우쳐 생각하거나, 선동당하거나 세뇌당하지 않기 위해 “생각근육 증강비책”을 강구하는 것 역시 중요함을 거듭 강조하며, 특히 이를 위해 전공에 한정되지 않은 글쓰기 및 독서를 장려하였다. 그는 음성인식으로 틈틈이 글쓰기를 함으로써 현재까지 약 7천쪽의 책을 작성하였으며, 문자인식을 해주는 스캐너 앱을 사용하여 독서카드를 만들어가며 분야에 한정되지 않은 독서를 했다. 아날로그 지력을 키우기 위한 도구로 디지털 기술을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강 관장은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말을 인용하며 결국 ‘생각 하나가 운명을 바꾸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생각 근육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강연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대학교수, WCCP 수료생 등의 관객들의 질문이 이어졌으며, 강 관장은 질의응답 시간을 SNS 라이브방송으로 진행함으로써 ‘법조계의 IT 전문가’ 타이틀에 걸맞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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